홋카이도 봄 한정 설령(雪嶺) 밑에서 깨어난 단맛, ‘월동감자’와 우리집 남편만의 비법 감자샐러드
SUJIN KIM
안녕하세요! 홋카이도 에니와에서 흙과 함께 살아가는 농부입니다!
4월의 홋카이도는 아직 잔설이 남아있지만, 홋카이도 도민들에게는 일 년 중 가장 달콤한 ‘감자’를 만날 수 있는 설레는 계절입니다.
오늘은 홋카이도 사람들만 몰래 먹는다는 봄의 별미, ‘월동감자’ 이야기와 저희 집 남편의 비법이 담긴 감자샐러드 레시피를 소개해 드릴게요.
1. 홋카이도 4월 여행의 특권, ‘월동감자’를 아시나요?
월동감자는 가을에 수확한 감자를 바로 출하하지 않고, 겨울 내내 홋카이도의 차가운 눈 밑이나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는 저장고에서 보관한 감자를 말합니다.
살아남기 위한 노력: 영하에 가까운 추위 속에서 감자는 얼어 죽지 않기 위해 스스로 살아남으려 노력합니다. 그 과정에서 감자 속의 전분을 ‘당분’으로 분해하며 에너지를 비축하게 되죠. 덕분에 수확 직후보다 단맛이 훨씬 강해지고 식감은 더욱 쫀득해집니다.
오직 지금, 이곳에서만: 월동감자는 홋카이도 내에서도 주로 봄(3~5월초)에만 유통됩니다. 어두운 저장고에 있다 바깥으로 나오면 금방 싹이 나거든요. 그래서 홋카이도 외의 지역으로 유통되지는 못하고 오로지 홋카이도 내에서만 소비가 됩니다. 봄에 홋카이도 여행을 오신다면 마트나 시장에서 꼭 ‘월동감자(越冬じゃがいも)’ 혹은’잘 잔 감자(よく寝た芋)’ 라는 글자를 찾아보세요.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귀한 맛이랍니다!
2. 남편의 ‘킥’이 들어간 촉촉한 감자샐러드
포슬포슬하게 쪄낸 월동감자로 만드는 샐러드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요리가 됩니다. 저희 집 감자샐러드의 비결은 바로 ‘식초’예요! 연애때 신랑이 해 준 감자샐러드가 너무 맛있었는데 비법을 물어보니 식초를 넣는다고 하더라고요.
■ 재료 준비
월동감자: 5개
당근: 1개
계란: 1개
소스: 마요네즈, 후추, 그리고 식초 1큰술
■ 만드는 법
함께 찌기: 냄비에 감자 5개와 당근 1개, 계란 1개를 넣고 함께 찝니다.
으깨기: 큰 볼에 감자와 당근, 깐 달걀을 넣고 뜨거울 때 매셔나 포크로 으깨주세요. (너무 곱게 으깨는 것보다 덩어리가 약간 있는 게 식감이 좋아요!)
남편의 비법 투하: 감자가 아직 뜨거울 때 식초 1큰술을 먼저 넣어 섞어주세요. 뜨거운 감자가 식초를 흡수하면서 감자의 풍미가 살아나고, 마요네즈의 느끼함은 잡아주며 훨씬 산뜻하고 촉촉한 맛이 완성됩니다.
마무리: 마요네즈는 감자의 온도가 약 40°C 정도로 식었을 때 넣어주세요. 이는 일본 마요네즈 회사(큐피)가 추천하는 온도인데요. 감자가 너무 뜨거우면 마요네즈의 기름 분리가 일어나 겉돌기 쉽고, 너무 차가우면 잘 섞이지 않기 때문이죠. 40°C는 마요네즈가 감자에 부드럽게 스며들어 가장 잘 어우러지는 황금 온도입니다. 마지막으로 소금, 후추로 간을 조절해 버무려주면 끝!
마무리
지금 이 시기, 홋카이도 농가 부엌에서 가장 자주 만들어 먹는 소박하지만 귀한 한 접시. 달콤한 월동감자와 남편의 지혜가 담긴 식초 한 스푼이 만나 만들어내는 특별한 맛을 꼭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.
여러분의 가벼운 채소 습관이 홋카이도의 봄처럼 달콤하게 피어나길 바랍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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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본 제일 북쪽, 홋카이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연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.
이 블로그에서는 일본의 가정식, 발효음식, 그리고 재료 본연의 힘을 살린 순한 레시피들을 기록합니다.
시간이 빚어낸 발효의 깊은 맛과 신선한 원물 그 자체가 우리 몸을 가장 자연스럽게 치유해 준다고 믿으니까요.
자극 없는 따뜻한 밥상과 홋카이도의 맑은 공기가, 이 공간을 들러주시는 모든 이의 일상에서 작은 쉼표가 되기를 바랍니다.